essay 문학사를 졸업하며 등록학기 10학기, 일반휴학 3학기를 가까스로 마치고 드디어 문학사의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지지부진한 시간이었고 내세우기 애매한 학점이지만 이는 제가 저의 학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님을, 저와 조금이라도 교류했던 분들이라면 모두 알고있을텝니다. 아쉽습니다. 소속이나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서 으레 마주하는 회한 같은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 섞인 두려움도, 지난 과정을 돌아보며 느끼는 덧없음도
essay 세 가지 문답 들어가며 숨을 거둘 때 까지 진리를 알 수 없다는 것, 애초에 진리가 존재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 혹여나 진리가 존재하더라도 그것을 깨닫는 인식체계를 믿을 수 없다는 것, 결국 이 세상의 작동 원리와 그곳에 존재당하게 된 나의 이유에 대해 그 무엇도 명쾌한 설명을 줄 수 없다는 것. 법적인 의미에서 성인이 된 후
essay 조각들 남겨두고 싶은 나의 문단들 191010 그리스 비극은 단순히 통렬한 비참함을 담은 문학이 아니다. 인간을 탐구하며 그 시대정신에 따라 치열하게 서사시를 재해석하려던 노력의 결실이고, 종교적 윤리적 문제의 근간을 다루고 있으며, 고대에 쓰여져 현재까지도 우리에게 인간 본질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던지는 고전이고, 서사문학적 서정문학적 공연예술적 성취를 최고로 끌어올린 종합예술이다. ⠀ 비극을 이끌어가는 주된
essay 230116 5분내외단위로 맞추어둔 알람을 네번째듣고서야 겨우털고일어나 얕은 쪽잠들에 가시지않는 찜찜한피로감을느끼며 뜨거운물에몸을적셨다 나선지 얼마되지않아 강추위에 부르튼 입술을 진정시키고자 챙겨다니던 보습제를 두꺼운겨울외투 주머니 어디에두었는지헷갈려 연거푸 뒤적거리면서 머릿속으로는 오늘 처리해야할일을 생각했다. 처리해야할일에 대비하여 여덟시간은분명 충분하고도남을정도였지만 무수한방해속에서 마음에들지않는수준으로 일과를마치고 저녁약속장소로 발을옮겼다 오늘은 인생을 얼마 살지도못했으면서 자신의삶은 비대하게 사랑하는 여럿이서 인생을논하는자리였다 기울어지는술잔과 흘러가는대화에 나의진동수를맞추는것은 원래도 어렵지않은일이거니와